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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선란 - 『천 개의 파랑』

    어렵지 않은 SF 나는 여태 잘 몰랐는데, 최근 한국에 SF 문학 작품들이 활발하게 나오고 있다고 한다. 사실 나는 SF 장르는 과학의 발전에 따라 시대상이나 가치관이 어떻게 변모했는지, 세계관을 직접 하나하나 세부적으로 설정해야 하니 너무 어려운 장르가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보니 내 생각이 너무 고정관념에 틀어박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저마다의 특색 있는 SF 세계관들을 만들 수도 있고, 너무 어렵고 복잡한 것에 얽매이지 않아도 되었던 것이다. SF는 허구지만 모든 허구는 현재의 은유이다. - 어슐러 K. 르귄 생각해 보면 SF의 과학 부분은 정말 다양한 것들을 포함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든다. 흔히 생각하는 장대한 우주 과학, 세밀한 기계 공학도 좋지만 지구 과학, 생명 과학..

    공봉식 - 『Tucker의 Go 언어 프로그래밍』

    Go 언어,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이 책은 Go 언어의 모든 것을 알려주는 책이다. 기본적인 사용법, 문법, 자료구조를 알려줘서 Go 언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려준다. 거기다가 Go 언어가 작동하는 원리에 대해서도 구석구석 파고 들어서 가려운 부분들을 확실하게 긁어준다. 특히 더 좋았던 점은, C, C++, Java 등의 다른 프로그래밍 언어들에 비해 Go 언어가 작동 방식 부분에서 어떤 차별점을 가지고 있는지를 확실하게 설명해 준다는 점이다. 그래서 Go 언어 말고 다른 언어를 주력으로 사용하던 개발자들이 Go 언어가 가지는 입지에 대해서 확실히 알고 입문하게 해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언어를 공부하는 것에 대하여 사실 내가 Go 언어를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단순하다..

    크리스 리코미니 · 드미트리 리아보이 - 『The Missing README』

    원제 - The Missing README: A Guide for the New Software Engineer 번역본 제목 - 필독! 개발자 온보딩 가이드 사실 원제 Missing README 에 더 혹해서 제목에 넣었다. 개발자 조립하기 이 책은 우리 팀의 프린스펄 엔지니어였던 장현희 님이 번역하고서 팀 개발자들에게 선물로 남겨주신 책이다. 이 책은 나에게 『프로그래머의 길, 멘토에게 묻다』, 『커리어 스킬』에 이어 벌써 3번째 개발자 온보딩 가이드 책이 되어주었다. 개발자 온보딩 가이드 책의 좋은 점은 믿고 참고할 수 있는 로드맵이 되어준다는 점이다. 같은 책을 여러 번 읽어도 독자가 어떤 시기에 읽었는지에 따라 감상이 많이 달라질 수 있는 것처럼, 얼핏 비슷해 보이는 부류의 책들이라도 언제 어느 ..

    2023.09 <강제 셧다운>

    코로나 처음 걸려봐요 지난 8월 29일, 감기 기운이라도 도는지 목이 칼칼한 느낌이 들었다. 감기의 전조 현상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기 때문에 별 감흥 없이 넘겨버렸다. 하지만 다음날 30일 아침, 회사에 출근하려는데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래서 출근하자마자 오후 반차를 내고 병원으로 가서 검사를 받았더니···, 코로나 확진 판정이 나왔다. 이후 대략 2주 동안 모든 방면에서 능력치가 확 떨어졌다. 격리 권고 때문에 전일 재택 근무를 수행했는데, 업무에 도저히 집중할 수가 없었다. 업무 시간 이후에도 코딩은 커녕 내가 좋아하는 컴퓨터 게임을 할 기력조차 나지 않았다.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채로 거의 넷플릭스만 보면서 시간을 흘려보냈다. 코로나가 걸린 후 3주가 지..

    2023.08 <태풍이 지나간다>

    업무 정리 최근 우리 회사의 시니어급 엔지니어들이 퇴사하면서 업무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 당분간은 시니어 엔지니어 분들에게 배우면서 업무 역량을 키워나가기에는 힘든 환경이 되었다. 우리에게 부여된 비전을 앞으로 어떻게 실현해 나갈 수 있을지 깨닫게 해주고, 앞길을 비춰주고 힘차게 달려나갈 원동력을 부여해주는 선구자 분들이 사라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 사내에 주니어들의 역할이 중요해진 지금, 조금 더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수도 있게 되었다는 얘기다. 마침 어제 참여했던 컨퍼런스 MIND23의 이동욱님 세션에서도 비슷한 얘기를 해주었다. 이동욱님은 ZUM에서 일할 때, ZUM의 기존 시니어 개발자들이 대거 퇴사하는 상황을 겪으셨다. 이동욱님도 위기감을 느꼈지만 '그래도 ..

    미노와 고스케 - 『미치지 않고서야』

    원제: 死ぬこと以外かすり傷 (죽는 것 말고는 그저 찰과상) 미노와 고스케란 사람 이 책을 통해 '편집자 미노와 고스케'에 대해서 조금 알게 되었다. 첫인상은 그야말로 엄청난 열정과 실행력으로 맹렬하게 돌진하는 장수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학교에서도, 회사에서도, 사회에서도 있어도 없어도 그만인 투명 인간만큼은 되고 싶지 않았다. 고등학교 축구부 시절, 3 대 0으로 우리 팀이 이겨도 공격수인 내가 어시스트를 기록하거나 골을 넣지 못하면 분했다. 하지만 전국대회에 나갈 정도의 강호를 상대해서 10 대 1로 완패했을 때는 도리어 내가 골을 넣어 기뻤다. 고등학교 수업 중에는 책상 위에서 거북을 키웠다. 책상 크기의 수조에 모래와 물을 넣었다. 당연히 교과서나 노트를 올려놓을 자리가 없었다. 수업을 거부한 것..

    역행자 확장판

    왜 이 책에 대한 글을 또 쓰는가? 작년 겨울에 이미 나는 이 책의 초판을 읽었고, 포스팅까지 남겼다. 그런데 yes24 ebook에 『역행자 확장판』이 또다시 1, 2위를 다투는 모습을 보니 문득 뭐가 바뀌었을지 궁금해졌고, 마침 ebook이면 출퇴근 길에 빠르게 훑어보면서 다시 읽기에도 큰 부담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정도의 훌륭한 책이라면 기꺼이 2회독을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열심히 핸드폰 상에서의 책장을 넘겨보게 되었다. 읽기 전에 생각했던 대로 상당히 빠르게 책장을 훑어보면서 넘겨보기는 했지만, 8개월 정도 만에 다시 읽어보니 감회가 새로워지면서, 그때와는 또다른 어떤 생각들이 머릿속에 파바박 떠올랐다. 그래서 그 감상들을 다시 한 번 정리해보고자 또다시 블로그 포스팅을 작성한..

    2023.07 <더운 여름날 프로젝트와의 추억>

    1년에 1천 시간 몰입 프로젝트 - prototype 『타이탄의 도구들』과 『세이노의 가르침』을 읽고 구상해 본, 1년에 1천 시간 몰입하기 프로젝트를 지난 7월 8일부터 가열차게 시작했다. 1년 안에 1천 시간을 어떻게 채우는가? 계산을 한 번 해보자. 우선 1년은 52주(+1일)로 되어 있지만, 계산의 편의성을 위해 50주라고 가정하자. 혹시 짜투리 15일 쉬기 위해 남겨놨다고 생각했다면 정답! 그리고 일주일 7일 중에서 평일 5일은 회사 업무도 있기 때문에 2시간의 시간을 사용하고, 주말 2일은 자유롭게 시간을 쓸 수 있기 때문에 5시간의 시간을 사용한다. 역시나 계산의 편의성을 위해, 일주일 중에 섞일 수 있는 15일의 공휴일들은 잠시만 나중에 생각하도록 하자. 이렇게 해서 계산하면 1,000시간..

    세이노의 가르침

    당신의 삶이 분노할 대상임에도 분노하지 않는다면 이미 당신의 뇌는 썩어 버린 것이다. 차라리 강물에 빠져 죽어 버려라. 하지만 이제라도 삶이 당신을 속인다고 생각되면 그 삶을 던져 버려라. 내동댕이쳐라. 삶은 한 번 뿐이다. 삶에 비굴하게 질질 끌려가지 마라. 명심해라. 당신이 분노하여야 할 대상은 이 세상이 아니다. 당신의 현재 삶에 먼저 슬퍼하고 분노하면서 'No!' 라고 말하라. Say No! 그리고 당신의 삶을 스스로 끌고 나가라. 당신이 주인이다. 허드렛일을 해라 수많은 사람들이 내게 바보 같은 질문을 던진다. 예를 들면 이런 질문이다. "지금은 임시로 남성복 판매사원 일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 제가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멍청하긴···. 바로 그 남성복 코너에서 옷감의 종류부터 시작해서 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