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판교에 가고 싶은 날
사실 작년의 Games on AWS 2022 때는 CTO님이 한번 참여해 보라고 권장해 주셨기 때문에 홀가분하게 다녀왔다.
하지만 올해 가을은 우리 팀이 크런치 모드에 돌입했기 때문에 선뜻 참여한다고 하기가 망설여졌다.
그래도 혹시나 한번 물어나 보자는 마음으로 CTO님께 여쭤봤더니 다녀오라고 허락을 해주셨다.
대신 아마 한동안은 휴가 없이 컨퍼런스에 참여하기 힘들 것 같다 😅
근데 사실 나 스스로도 갈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다.
작년에 비해 같이 갈 팀원이 없는데다가 우리들의 주 업무가 게임이 아니었기 때문에 애매한 부분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게임이라는 분야에 관심이 많고,
또 AWS 기술은 당연히 더 연마해야 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고민을 거듭하다가 결국, 본격적인 크런치에 돌입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번 가보자는 마음으로 판교로 떠났다.
오늘 세션은 Serverless에 올인! ... 하려고 했는데
세션들은 트랙에 따라 크게 기술 발전, 서버리스, AI/ML, 비즈니스, 핸즈온으로 나눠볼 수 있다.
나는 이 시간표를 내 기준으로 보면서 어떤 세션들을 봐야 좋을지 생각해 봤다.
우선 새로운 기술 발전 관련 트랙의 세션들은 제목만 보고는 딱히 감흥이 오는 것이 없었다.
AI/ML 기술은 이번 AWS Innovate에서도 대대적으로 다루고 있을 만큼 떠오르는 기술이기는 하지만
솔직히 내가 이 기술을 지금 접해보기에는 아직 너무나도 시기상조라는 생각이 든다.
비즈니스 트랙은 재밌는 이야기들이 많아 보이지만 실제 기술들의 유즈케이스를 살펴보면서
'나도 저걸 한번 구현해 봐야지!' 하는 열정을 같이 끌어올리기에는 실용성이 부족해 보였다.
핸즈온은 게임을 만드는 AWS 기술을 실제로 사용해 볼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지만 작년의 경험 때문에 참여하지 않았다.
작년의 핸즈온 경험 때, 하라는 대로 따라 하기에 급급하고, 막상 배운 것은 그다지 많지 않았던 기억 때문이었다.
주말에 인프콘 2022 정주행을 끝내고 나서도 너무 어렵고 복잡한 아키텍처보다는
간단하더라도 견고하고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어야겠다고 얘기한 바 있다.
나는 다음에 사이드 프로젝트를 만들 때도 서버리스 위주의 단순한 아키텍처를 공들여서 만들어 볼 생각이다.
그렇기에 나는 처음에 '서버리스 세션만 다 들어봐야지!' 하는 생각을 품었다.
하지만 중간에 생각이 바뀌었다.
그 부분은 정리하면서 얘기하겠다 😅
MARVEL SNAP - AWS 서버리스로 GOTY 게임 스케일 구현하기
Second Dinner 사의 게임 MARVEL SNAP은 DevOps 팀 하나로 시작했으며,
지금도 개발자 20명 이하의 소규모 엔지니어 팀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런 소규모의 팀이 MARVEL SNAP을 위해 AWS 기반 서버리스 아키텍처를 구현했고,
그 MARVEL SNAP에 수천만 유저가 몰리면서 작년 GOTY 모바일 게임 부문에서 수상까지 했다는 내용이다.
이 세션을 들으면서 확실히 서버리스로 못할 게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단한 애플리케이션도 아니고 복잡한 게임 시스템도 서버리스 환경으로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 신기했고,
나도 서버리스 환경의 아키텍처를 마음껏 구현해보고 싶은 욕망을 불어넣어 주는 세션이었다.
라온 엔터테인먼트 - 서버리스 아키텍쳐를 활용한 멀티플레이 게임 개발/최적화 사례
AWS의 DynamoDB와 GameLift 서비스에 초점을 맞춰서 트러블슈팅 과정을 소개해주는 세션이었다.
서버리스 게임 아키텍처를 이루는 여러 구조들 중에서도 꼭 알아야 할 두 가지에 집중하게 되어 좋았다.
DynamoDB의 경우 미션 크리티컬한 OLTP 서비스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사실과
액세스 패턴을 모두 알고 있어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
RDBMS처럼 여러 엔티티 각각의 테이블을 만드는 게 아니라
하나의 테이블에 다 넣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도 다시금 되새겼다.
그리고 Sort Key를 # 으로 나누는 패턴을 회사에서 배웠는데 여기서도 그 얘기를 해서 신기했다.
또 PITR을 실제로 활용하는 사례를 확인해 볼 수 있었다.
GameLift는 세션 기반 멀티 플레이 게임 서버를 배포하고 운영 및 확장하는 데 사용하는 완전 관리형 서비스이다.
직접 구현하자면 상당히 복잡한데 AWS에서 관리형으로 제공해준다고 한다.
비용 효율적으로 게임 서버를 프로비저닝할 수 있고, 낮은 지연 시간, 고가용성, 유용성을 갖출 수 있다고 한다.
게임 유저끼리 매칭해 주는 매치메이킹을 구현할 수 있게 해 주는데,
구현 규칙 세트라는 걸로 매칭 티어, 난이도, MMR 등을 적용시켜서 매칭을 해줄 수 있다고 한다.
여기까지 서버리스 세션을 2개 들었을 때! 다른 트랙의 세션도 한번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격하게 들었다.
세 번째 서버리스 세션을 넥슨에서 진행해서 사뭇 기대가 되기는 했지만,
주제가 GameLift Deep Dive라서, 사실 사용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서비스에 대한 얘기를 또 듣기보다는
한번 다른 트랙으로 환기를 하러 가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트위치 - 라이브 콘텐츠를 활용한 글로벌 마케팅 노하우
넥슨 건물에서 네오위즈 건물로 이동해서 비즈니스 트랙의 트위치 관련 세션을 들었다.
트위치! 나도 게임을 좋아하다 보니 트위치에서 게임 방송을 애청하고 있다. (사심픽 세션)
이번 세션에서는 트위치의 여러 수치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1,200만 개의 채널이 있는 방송국이라고 볼 수 있으며,
연간 8억 6백만 시간의 스트리밍이 있었고 530억 개의 채팅 메시지가 있었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650만 월 사용자 및 120만 일 사용자라는 수치로 라이브 스트리밍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사실 이번 세션에서는 이런저런 수치들보다 Gen Z라는 새로 알게 된 개념이 흥미로웠다.
Gen Z는 1997년생부터 2012년생까지를 묶어 부르는 세대 호칭이다.
전 세계적으로 Gen Z는 70억 인구 중 25억을 차지하고 있으며, 트위치는 이 Gen Z를 타게팅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미 트위치 시청자의 50%가량은 Gen Z라고 한다.
더불어 한국 Gen Z의 73%가 트위치를 보고 있다고 한다 😮
이번 세션은 사실 실용성이 적긴 했지만 사심도 채울 수 있었고,
기술 얘기만 듣다가 와서 그런지 확실히 한번 환기를 시켜줄 수 있었다.
요즘은 쉽다 서버리스 데이터플랫폼 만들기
나는 데이터 분석 쪽은 정말로 잘 모른다!
하지만 이것도 서버리스 트랙이었기 때문에 한번 들어봤다.
그리고 듣길 잘했다는 생각을 품고 나올 수 있었다.
게임 데이터 분석 플랫폼은 유저의 이탈률, 밸런싱, 플레이 로그 검색을 위해서,
그리고 유저 잔존율, 매출 분석, 어뷰징 탐지를 위해서 필요하다.
초기에 데이터플랫폼은 RDS에 직접 쿼리하는 단순한 방식이었다.
이후 통계 쿼리 병렬 처리 시스템인 OLAP 데이터 웨어하우스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더 발전해서 Data Lake를 구성하기에 이르렀다.
데이터플랫폼 구성은 원래 어렵다!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높은 기술 수준을 갖춘 엔지니어 리소스도 투입해야 하고,
장애 대응도 해야 되고, 오버 프로비저닝도 해둘 필요가 있다.
하지만 위 사진에 있는 DMS, Kinesis, Glue, EMR, Athena, QuickSight와 함께
서버리스 데이터플랫폼을 쉽게 만들 수 있다고 한다.
특히 EMR은 대규모 데이터, 높은 처리 비용, 복잡한 workflow, Spark Script 모듈화를 지원하는
서버리스 플랫폼을 만들 수 있게 해준다고 한다.
사실 잘은 이해가 되지 않지만 서버리스가 역시
현대적 애플리케이션의 모든 부문을 책임질 수 있는 대세가 되었다는 생각은 든다.
소감
솔직히 게임 개발 업무를 직접적으로 하고 있지도 않기 때문에
이 컨퍼런스를 두 번이나 참여하는 것은 사실 효용성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게임에서 활용되는 AWS 사례들을 많이 보고 배울 수 있었지만 (특히 서버리스 부분에 대해)
저번 Games on AWS 2022 때에 비해서 열정이 끌어 오르고, 해보고 싶은 것들이 마구마구 생기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래도 매번 삼성 코엑스만 가다가 판교에 가서 넥슨이랑 네오위즈 회사 건물도 들어가 볼 수 있어서 좋았고,
너무 바글바글하지 않고 적당한 규모의 인파여서 좋았다.
그리고 적어도, 역시 현대적 애플리케이션에서 서버리스 기술은 각광받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받을 수 있었다.
+ 사은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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