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로서 드디어 첫 커리어를 시작하게 된 2022년.
내가 가지고 있는 보잘 것 없는 실력을 생각해보면 가히 엄청난 행운이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가치 있는 경험들을 했다.
우선은 그 경험들을 하나씩 정리해보고, 그 다음으로 아쉬웠던 점과 개선할 점들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1. 채용 전환형 인턴 (1/12 ~ 3/11)
나에게 무척 과분했던 경험, 그 첫 번째이다.
나는 연초에 모빌리티 도메인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한 스타트업에 '채용 전환형 인턴'으로 입사했다.
개발자 취업을 위해 총 1년 6개월 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왔던 나는 한껏 기고만장해진 상태였다.
다른 건 모르겠지만 적어도 '신입으로서는 충분하다'는 안일한 자신감이 있었다.
그리고, 혹독하게 차가운 겨울을 맛보았다.
개발이라는 세계가 내가 알던 것보다 훨씬 더 넓고도 깊은 분야라는 것을 깨달았다.
국비지원 학원과 코딩 부트캠프 단계에서는 전혀 알지도 못했고 알 수도 없었던,
'진짜 개발고수들'을 만나뵐 수 있었고, 함께 일하는 경험도 할 수 있었다.
(나보다 10살이나 어린 분이 월등한 개발 실력을 보여줬을 때의 그 충격이란...)
결국에 나는 '채용 전환 실패'라는 고배를 마시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역시 짓밟힐 수록 마음 속에 무언가가 들끓는 기질이 있어서 그런지,
오히려 개발을 더 빡세게 배워보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다.
2. 딥러닝 (3월 ~ 7월)
다시 백수가 되었고, 다시 불을 지펴서 개발 공부에 열을 올렸다.
다음 3가지 영역에 대해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 Docker / Kubernetes
- Next.js
- Data Structure & Algorithm
돌이켜 생각해보면 솔직히 그다지 효율적인 학습 루트는 아니었다.
MSA 환경이 채용 공고에도 많이 올라와 있으며 각광받고 있는 분야라는 이유로,
도커와 쿠버네티스 기술에 대해서 섣부르게 책부터 사서 공부를 진행했지만,
제아무리 책에 있는 실습을 그대로 진행해본다 한들, 뭔가를 진정으로 배우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고,
겉만 핥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Next.js도 유명한 클론 코딩 강의를 구매해서 꽤 비쌌더랬다...
기본적인 사용 방법을 숙지한 뒤, 개인 프로젝트에 녹여내고 싶다는 계획이 있었지만,
MSA 기술들과 똑같게도, 코드만 따라 쳐서는 뭔가를 진정으로 배우고 있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그리고 2개의 책 및 강의 학습을 마쳤을 때 쯤, 개발에 대한 내공을 더 더 더 더 더 깊게 쌓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코딩 테스트를 집중적으로 공부해서 우테코나 소마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고개를 슬며시 들었다.
무작정 문제를 풀기는 버거울테니, 역시 강의를 구매해서 공부하기로 했다.
하지만 취업을 완전히 내려놓은 것은 또 아니었다.
'취업만이 최선은 아니고, 앞으로 개발자로서 롱런하기 위해서 실력을 쌓는데 더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이력서 제출은 꾸준히 하긴 했지만, 지원하는 회사를 고르는 데도 더욱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판단하면서,
또 회사에 맞춰서 이력서를 세부적으로 더 수정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그러다 보니 여러 면접 기회와 코딩 테스트, 과제 전형의 기회가 계속 주어졌고,
결국은 생각해 두었던 새로운 교육 코스들의 신청 기간이 채 가까워지기도 전에 2번째 취업에 성공해서 출근하게 되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채용 전환 실패 이후에 개발 공부에 대한 의욕을 잔뜩 품었던 것에 비해서
별로 효율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래서 회고를 해야 하는거구나
앞으로는 무작정 닥치는대로 맹목적으로 공부할 게 아니라, 그 전에 먼저 학습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는 습관을 가져야만 하겠다.
3. 포커스미디어코리아 (7월 말 ~)
나에게 무척 과분했던 경험, 그 두 번째이다.
하반기 시즌에 얼추 맞춰서 2번째 취업에 성공했고, 지금까지도 열심히 배우면서 잘 다니고 있다.
새 회사에 적응하는 것은 꽤나 버거운 일이었다. 그야 당연히 너가 내공이 부족하기 때문에...
AWS CDK로 구축되는 serverless 환경이 낯설었고, 그 밖에 모든 AWS 서비스들이 다 낯설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래도 기존의 프로젝트를 유지보수하는 '엔지니어'로서 일하기보다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나가는 '메이커'로서 일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일하는 재미가 있었다.
조금씩 조금씩, 실력이 향상되고 있음을 느끼지만, 아직도 한참 부족하다.
특히나 요즘엔 '개발'을 잘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일'을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요구사항을 정확하게 파악할 줄 알아야 하고, 또 그러기 위해서 잘 정리된 질문을 남길 줄 알아야 한다.
이는 결국 연초에 겪었던 문제점과 결이 같다.
그새 또 옛날 일을 잊고, 이슈 하나하나 혼자 해결해보겠다고 전전긍긍해하고 있는 꼴이다.
앞으로의 개발 경력을 위해서 반드시, 협업하는 실력을 기르기 위해 힘써야만 하겠다.
4. 당장 시작해야 하는 데 안 하고 있는 것들 목록
사이드 프로젝트
프로젝트 아이디어를 2개나 구상해두고는 전혀 실행에 옮기지 않고 있다.
회사 업무가 바빠서, 스터디를 하고 있어서... 라는 말들은 모두 핑계다.
내년 초에 사내 AWS 세미나를 끝내고 바로 프로젝트에 돌입해야만 하겠다.
링크드인 계정 활성화
마찬가지로 순전히 귀찮아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일이다.
올해가 가기 전에 반드시 해두어야만 하겠다.
투자
이건... 섣불리 손을 댈 수가 없긴 하다.
투자에 대한 공부를 더 해볼까 싶긴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개발 공부에 더 힘을 쏟고 싶은 마음이다.
그래도 틈틈이 책이나 유튜브를 보면서 기본기를 다져놓으면 어떨까 한다.
영어 공부
'반드시 해외 취업을 해야만 한다!' 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영어 공부를 해두면 선택의 폭이 확연히 넓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짜피 코드도 영어로 되어 있지 않은가, 공식 문서도 읽어야 하고...
하지만 이것도 개발 공부에 비하면 우선순위가 아래다.
사실은 병원 진료 등의 목록이 더 있긴 하지만, 너무 사적인 얘기들이라 생략했다. 😅
5. 블로그, 이대로 괜찮은가
내 블로그가 개발자의 기술 블로그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시작할 때, 내가 쓰고 싶은 글들을 최대한 자유롭게 써나가는 데에 초점을 뒀기 때문에 그렇다.
하지만 이대로 쭉 가다가는 개발자 블로그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내가 생각해낸 솔루션은 바로, 개발자 기술 블로그를 따로 개설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내가 써왔던 월기장, 책을 읽은 후의 감상 등을 앞으로 아예 안 써버리자니 너무 아쉽다.
그렇기 때문에 블로그를 기술 블로그와 사적인 블로그로 나눠서 운영하면 어떨까 한다.
물론, 그만큼 지금보다 더 많은 블로그 컨텐츠들을 작성해야만 할 것이다.
그리고 혹시나 필자와 같은 고민을 겪은 분이 계시다면 아낌 없이 조언을 🙏
새 블로그 플랫폼은 우선 Github 블로그로 제작해보면 어떨까 한다.
만드는 데에는 수고가 좀 들겠지만, 그만큼 애착을 가지고 운영하게 될 수 있지 않을까...싶다 😁
사내 AWS 세미나 이후 돌입할 첫 번째 사이드 프로젝트로 가져가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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