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론
또다시 개발 관련 서적이 아닌 다른 책을 들고 오게 되었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사실 『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를 읽으면서,
그 책의 내용이 쉽게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에 대해서 비판을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 개발 지식 수준에서는 꽤나 이해하기 힘든 책이었고,
이는 '내가 책을 그렇게 못 읽나?' 하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나는 소설책을 좋아하긴 하지만 에세이나 비문학들도 꽤나 즐겨 읽는다고 생각했는데,
『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는 읽기가 좀 힘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다른 비문학 책을 다시금 재미있게 읽어보고 싶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책장에 꽂혀 있던 이 책을 다시 꺼내보게 되었다.

읽은 기간 : 2021.05.04 ~ 2021.05.27
◈ 소감
이 책은 '행동 경제학'이라는 다소 낯선 용어와 함께 다가온다.
하지만 내가 이 책을 옛날에 골랐던 이유는 필경 '행동 경제학'이라는 용어보다는
책 표지에 적혀 있는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이었을 것이다.
사람은 살면서 무수히 많은 선택을 하게 되며,
그 선택들이 인생의 향방을 바꾸는 아주 중요한 요소들이라는 점은 굳이 이 책을 읽지 않고도 알 것이다.
이 책은 이처럼 살아가면서 겪게 될 어려운 선택들에 대해
Nudge(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를 가하는 방법을 알려주면서,
더 나아가 인간이 얼마나 비이성적인지를 이해하게 해주고
그래서 이 Nudge가 왜 필요한 것인지를 설명해준다.
이 책은 생활의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정부의 복잡한 복지제도에 이르기까지
Nudge의 힘이 얼마나 다양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를
수많은 연구 자료들과 분석 자료들을 통해서 알려준다.
학교 급식에서 반찬의 위치가 끼치는 영향,
시카고의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여준 도로의 선들,
전력 낭비를 줄일 수 있었던 작지만 효과적인 스티커 등
수많은 Nudge 사례들을 통해서 사소하지만 우리 인간들의 삶을 효과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서 논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Nudge가 가지는 역할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역할은 바로 어려운 선택에 대한 결정에 있다.
이 책에서도 밝히지만, 연금 가입이나, 집을 사기 위한 대출, 결혼과 이혼 등에 대한
인생사에서의 아주 중대한 선택을 해야 할 때 우리는 이 Nudge의 힘이 너무나도 필요하다.
이 책은 특히, 중후반부에 걸쳐서 아주 장대하게 사회제도에 대한 Nudge들을 다룬다.
그러한 Nudge들의 핵심은 이렇다.
선택안들을 단순화하고 디폴트 값을 적절하게 배치하며,
무엇보다도 '손쉽게' 사회제도에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들과 함께라면 현대사회에 얽혀있는 아주 복잡한 문제들도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손쉽게 해결해 나갈 수 있으리라고 저자들은 확신한다.
이렇듯, Nudge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는 나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책은 아직 나에게 섣부른 감이 있다.
아직 제대로 취업하지 못해서 전전긍긍하고 있는 찰나에,
결혼 제도에 대해 정부 승인보다는 민간 기업이 보다 자유롭게 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논하기란 쉽지 않았다.
연금 제도나 대출에 대해서도 아직은 나에게 쉬이 다가오지 못하는 주제였다.
Nudge가 가지는 힘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지만 이렇게 사회 제도에 적용해나가는
과정은 쉬이 내 마음 속에 다가오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생각했던 감상 중 하나는 바로,
나중에 개발자로서 토이 프로젝트를 만들 때
아주 좋은 샘플이 되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스틱닷컴의 예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스틱닷컴은 다이어트, 저축 등과 같이 일상의 소소한 목표들을 공유하고,
목표를 이루지 못했을 경우에는 금전적인 루트로든 비금전적인 루트로든
벌을 받게끔 하는 것이다.
이 웹 사이트는 이미 잘 만들어져 있지만 클론 코딩하는 식으로 따라서
만들어본다면 아주 좋은 소스가 되어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저장하고 싶은 문구들
현상유지 편향은 쉽게 이용될 수 있다.
수년 전 선스타인은 American Express로부터 반가운 편지를 받았다.
무료로 세 달치의 구독권을 제공하겠으니
다섯 가지 잡지 가운데 하나를 고르라는 내용이었다.
설사 거의 안 읽는다고 해도 무료구독권은
엄청난 횡재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그가 미처 깨닫지 못한 사실이 있었다.
바로, 모종의 조치를 취하여 정기구독을 취소하지 않을 경우,
무료구독 기간이 끝나면 정상 가격을 내고
계속해서 잡지를 구독하게 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그렇게 해서 그는 거의 십년 동안
읽지도 않는 잡지를 계속 구독했다.
- 63~64p.
새로운 소프트웨어 하나를 다운로드할 때에도
종종 수많은 선택을 해야 한다.
당신은 '기본' 설치를 원하는가,
아니면 '지정' 설치를 원하는가?
대개의 경우, 옵션 가운데 하나에 이미 체크 표시가 되어 있다.
디폴트라는 의미다.
소프트웨어 공급업자들은 어떤 옵션에 체크 표시를 해놓는가?
대개 확연히 드러나는 동기는 두 가지,
즉 유용성과 이득이다.
유용성을 추구하는 경우에는,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지정 설치를 어려워 할 때를 대비해서
기본 설치가 디폴트로 지정된다.
이익을 추구하는 경우에는 신제품에 관한 정보를
이메일로 받겠다는 항목이 디폴트로 지정된다.
우리가 경험한 바로는, 대부분의 소프트웨어들이
설치 유형과 관련하여 유용한 디폴트가 지정되어 있지만
이익이 되는 디폴트가 지정된 경우도 있다.
- 140p.
스틱닷컴은 두 가지 방법의 약속,
즉 금전적인 방법과 비금전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금전적인 방법은 돈을 내고 특정 목표를 특정 날짜까지
달성하기로 합의하는 것이다.
이 경우, 자신이 해당 목표를 달성했음을 입증할
방법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병원이나 친구네 집에서 체중을 측정한다거나
병원에서 소변 검사를 통해 니코틴 배출량을 확인한다거나
여타의 양심적인 입증 방법을 사용하기로 동의하는 것이다.
목표를 달성한 경우에는 돈을 돌려받지만,
실패할 경우에는 그 돈이 자선단체에 기부된다.
혹은 금전적인 약속 집단에 가입할 수도 있다.
이 경우, 구성원들이 모은 돈은 목표를 달성한
구성원들이 나눠 갖는다.
비금전적 약속에는 동료 집단의 압력을 활용하거나
특정 그룹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목표를 관리하는 방법
등이 포함된다.
참가자의 목표는 체중 감량이 될 수도 있고 금연이나
운동 횟수 늘리기, 성적 향상 등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색다른 목표를 가진 사람들을 위해
창의적인 섹션도 마련되어 있다.
정상이 얼음으로 뒤덮인 킬리만자로 산 등반,
몽고 여행, 오렌지 일곱 개와 수박 한 통으로
저글링 하는 법 배우기, 마라톤 출전, 저축 증대,
가스와 전기 소비량 감축, 그 밖에 사람들이 생각해내어
해당 웹사이트에 올릴 수 있는 자기 개선이라면
무엇이든 포함된다.
- 335~335p.
/* 추후에 내 프로젝트 아이디어로 써도 괜찮겠다고 생각했음 */
주소 : https://www.stick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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